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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종전선언 '올인' 이유…외교원장 "내년 北 못참을 것" 논란

文정부, 종전선언 '올인' 이유…외교원장 "내년 北 못참을 것" 논란
홍현익 국립외교원장./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분야 국책 싱크탱크인 국립외교원의 수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의 책임을 미국 측에 전가하며 연내 또는 연초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추진이 불발되면 내년 4~10월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을 끈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북미 관계 전망 포럼'과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고유환 통일연구원장과 함께 참석했다.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교안보 분야 3대 국책 연구원장들이 연내 또는 연초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홍 원장은 북한이 대화와 종전선언 추진 선결 조건으로 '이중기준·적대시정책 철폐'를 내세운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는 종전선언 체결 후, 북한의 '유엔군사령부 해체·주한미군 철수' 요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안 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내년에 위기가 올 것"이라면서 "북한이 내년 3월 (한국) 대선까지는 지켜보겠지만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전까지는 참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시급성을 강조했다.

홍 원장은 또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있어 냉전 종식이 가능했다며 "지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고르바초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총비서는 고르바초프가 되려고 나섰는데, 오히려 우리가 이오시프 스탈린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관용있게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북한에게 핵을 포기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이 시험하는 미사일 발사가 우리도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사거리 수준이면 협상을 위한 상호안보 관점에서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도 내놨다.

아울러 홍 원장은 '스냅백'(약속 불이행시 제재 부활) 조항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과 한미연합훈련을 하더라도 '북한을 점령하는 내용'이 담긴 훈련은 생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일련의 발언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연이은 대화 제의에 불응하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어오고 있는 최근 상황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당장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무리한 평화 구상 추진이 한미동맹 균열과 '안보 공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비핵화 협상을 할 의지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북한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알면서도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성과를 마련하려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임기 내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했는데 (종전선언 등의) 성과가 없으면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통해 성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나머지 이행은 다음 정부에 맡긴다는 식인 듯"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