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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보이콧'에 野 전전긍긍…해법도 중재도 없이 '안갯속'

'이준석 보이콧'에 野 전전긍긍…해법도 중재도 없이 '안갯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2021.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준석 보이콧'에 野 전전긍긍…해법도 중재도 없이 '안갯속'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권성동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10.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패싱 논란' 끝에 당무를 중단하고 잠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내년 대선을 위한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첫발을 떼기도 전에 '집안싸움'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민의힘이 본선 시작부터 자중지란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일 야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30일 모든 당무와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사실상 잠행에 들어갔다. 그는 보좌진만 대동한 채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시 정무특보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고, 장제원 의원의 사상구 사무실을 찾는 등 '단독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당무 보이콧'은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패싱 논란'이 계기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녁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그가 윤 후보 측과 충청 방문 일정,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 등을 놓고 갈등을 빚던 중 벌어진 일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전날(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도 굉장히 황당하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이준석 대표께서 왜 그런 결심을 하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그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사실은 잘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과의 연락을 거부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권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윤 후보의 지시를 받고 이 대표의 노원병 당협사무실을 급거 방문했지만 결국 만남은 불발했다. 그는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뵙고 어떤 부분이 패싱인지, 어떤 부분에서 섭섭함을 느끼고 계신지, 그 이유가 뭔지,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일단 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재자'로 나설 인물이 마땅치 않은 현실도 고민거리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신경전이 위험수위로 치달았지만, 당은 방관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 권성동·권영세·주호영·서병수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했지만, 뾰족한 결론은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현 사태에 대한 우려를 갖고 두 차례 회동했지만 의견이 통일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후보의 입장을, 다른 의원은 당 대표 입장을 대변하고, 원내대표는 경청하는 입장이다 보니 통일된 의견이 나올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섣부른 중재가 분열을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금은 (두 사람이) 결자해지해야 할 문제가 됐다"며 "거들고 싶어도 오히려 당 대표를 간섭하는 모양새가 될까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자칫하면 (중재 행위가) 싸움만 더 부추길 수 있다"며 "한쪽은 당 대표이고, 한쪽은 대선후보인데 누구 한 명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최악의 수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상경 대신 순천을 방문하며 '보이콧 장기화'를 예고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설문한 결과, 윤 후보는 34.6%를 기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35.5%)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당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내에서 "이재명 후보에 역전당하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자성까지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 대표 패싱 논란은 윤 후보보다는 그를 옹립한 세력의 작품이지 않겠나"며 "국민의힘이 중도표와 청년표가 필요하다면 2030세대 지지를 받는 이 대표를 인정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 주변에 공평무사한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달라붙은 사람들은 자기 개인 욕심부터 먼저 챙기는 사람들"이라며 "한 달 안으로 이재명 후보가 한 것처럼 국민에 큰절하고 사과하는 (선대위 전면 재개편)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윤석열 후보가 당내에서 커 온 정치인이라면 친소관계에 의해서라도 중재에 나설 의원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캠프에 줄을 댄 의원 외에는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윤 후보도 정확한 판단을 내려서 난국을 헤쳐가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