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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힘 자중지란, 국민 염증만 키운다

볼썽사나운 대표 잠적 소동
윤 후보의 리더십도 아쉬워
[fn사설] 국힘 자중지란, 국민 염증만 키운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선대위와 갈등 끝에 11월 30일 당무를 중단하고 잠적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부산으로 내려가면서다. '대표 패싱'을 문제 삼아 박근혜정부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과 같은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정확한 진상이 무엇이든 대선을 석 달여 남기고 벌어진 자중지란은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대선 후보가 정해진 이후 요즘 제1야당은 누가 봐도 '콩가루 집안'이다. 경선에서 막판까지 경합했던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를 '디스' 하는 데 여념이 없고, 유승민 전 의원도 손을 놓고 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추대에 힘을 실었던 이 대표마저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내부 이견을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린 시대정신을 담은 비전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잠적 소동의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선대위가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을 미리 공유하지 않았다는 등 몇 가지 사유를 들고 있긴 하다. 하지만 대선 100여일을 남겨 두고 똘똘 뭉쳐도 시원치 않을 판에 몽니를 부리는 꼴이다. 어느 대선에서든 주역은 당 대표가 아니라 후보인 까닭이다. 그가 여성과 약자 대상 범죄 예방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선대본부장 영입에 한사코 반대한 것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20대 남성' 지지를 견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우리 사회의 공동선보다는 '자기 정치'를 우선시하는 인상을 주면서다.

이같은 난맥상의 최종 책임은 윤 후보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후보 선출 후 한 달이 다 됐지만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면서다. 애초 김종인·김병준·김한길 등 '올드보이들'로 선대위를 꾸리려고 한 것 자체가 참신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마저도 불협화음만 빚고 있다. 그러니 정권연장보다 정권교체 여론이 훨씬 높은데도 정작 윤 후보와 이재명 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을 법하다.

이런 사태가 길어질수록 국민의 염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의 실정에 따른 현재의 지지율에 취해 있다가 큰코 다칠 게 뻔하다면 윤 후보가 결자해지할 때다. 포용적 리더십으로 내홍을 수습하는 일도, 새정책으로 민심을 얻는 것도 모두 윤 후보의 몫이란 얘기다. 두 사안 모두 낡은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 상식적 국민의 눈높이에서 결단할 사안임을 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