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교회史에 큰 발자취, 조용기 목사 지다

한국교회 중흥 이끈 주역
세속화는 풀어야 할 숙제
[fn사설] 교회史에 큰 발자취, 조용기 목사 지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가 14일 별세했다. 사진은 1967년 영국 웨스트민스터센트럴홀에서 설교하는 조 목사의 모습(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사진=뉴시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조용기 원로목사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조 원로목사는 1958년 서울 은평구 대조동 천막교회를 시작으로 60여년간 목회자로 활동하면서 한국 교회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은 고인에 대해 "세계 최대 교회를 이룬 능력의 목회자"라며 "혼돈과 격변의 20세기 후반기에 복음으로 시대를 이끈 위대한 설교자이자 뛰어난 영성가로서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고인의 장례는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진다.

조 원로목사는 해방 이후 한국 교회의 중흥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1973년 여의도로 성전을 옮긴 뒤 순복음교회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3년엔 교인수 70만명을 넘어서 세계 최대 교회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조 원로목사는 자신의 목회 철학인 오중복음과 삼중축복, 4차원의 영성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갈증을 달랬다. 그의 설교는 '불같이 뜨겁고 폭포수처럼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원로목사의 눈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지구를 120바퀴 돌며 70여개국에서 370회 넘게 부흥회를 이끌었다. 특히 아프리카·아시아·남미 등 제3세계 선교에 박차를 가했다. 조 원로목사가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함께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로 손꼽히는 이유다. 1999년엔 국제구호단체 비정부기구(NGO)인 굿피플을 세워 지구촌의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북한도 그중 하나다. 생전에 조 원로목사는 평양에 270개 병상 규모의 심장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했다.

세대교체에서도 그는 모범을 보였다. 2006년 당회의 비밀투표를 거쳐 선출된 이영훈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고 은퇴했다. 2008년 교회는 그를 원로목사로 추대했고, 이후 '영산 조용기 자선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조 원로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일군 놀라운 성과는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교회에 대한 비판이 부쩍 증가한 것 또한 사실이다. 국민일보가 개신교인 900명, 목회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문제점으로 세속화와 물질주의, 목회자의 자질부족, 양적 팽창 등을 꼽았다(2017년 3월 13일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세속화와 물질주의'). 원로 조용기 목사의 뒤를 잇는 젊은 목회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