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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기업도 '손절'… 축제 사라진 '위험한 올림픽' [도쿄올림픽 D-2]

메달·코로나 감염자 집계 함께
자신하던 '버블 방역' 이미 붕괴
대회 관계자 확진 100명 넘을 듯
개막식 오는 정상은 마크롱 뿐

사람도 기업도 '손절'… 축제 사라진 '위험한 올림픽' [도쿄올림픽 D-2]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올림픽을 사흘 앞둔 지난 20일 밤, 일본 도쿄 중심가에 있는 데이코쿠호텔, 오쿠라호텔 등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고급호텔들이 적막에 휩싸였다. 객실에 불빛이 새어나오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정상적으로 올림픽이 개최됐더라면, 불야성을 이뤘을 곳들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각국 정상과 외교사절들이 잇따라 도쿄행을 포기한 가운데, 일본의 경제 3단체장을 필두로 일본 재계 역시 올림픽과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올림픽 특수는커녕, 올림픽 분위기마저 느끼기 어려운 모습이다.

■위험한 올림픽...개막때 백여명 확진

1년 연기 끝에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2020'에는 두 개의 집계가 동시에 진행된다. 메달 집계와 코로나 감염자 수 집계다. 이미 올림픽 개막 전부터 선수촌 안팎에서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총 29일(올림픽 17일, 패럴림픽 12일)간 사상 최대 방역 시험대의 막도 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람도 기업도 '손절'… 축제 사라진 '위험한 올림픽' [도쿄올림픽 D-2]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여자 수영 선수인 브론테 캠벨(왼쪽)과 케이트 캠벨이 21일 일본 도쿄에서 훈련에 앞서 코치로 보이는 한 남성과 대화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21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선수촌에 투숙 중인 체코 비치발리볼 선수팀 관계자 1명이 코로나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선수촌 바깥에서 머무는 외국 선수1명, 대회 업무 위탁 관계자 등 6명을 포함해 이날 8명이 추가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달 1일 이래 현재까지 선수와 대회 관계자 중 확진자는 이로써 총 75명이 됐다. 이런 속도라면, 개막 당일 100명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이며 '버블 방역'(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를 일반인과 격리해 거품 속에 가둔다는 의미)을 강조했지만, 이런 상태로는 선수촌 내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당장 22일 일본 축구대표팀과 조별 경기를 치러야 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은 총 3명이 확진되면서 21명이 밀접접촉자로 격리 중이다. 코로나 검사를 통해 경기는 치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나,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사람도 기업도 '손절'… 축제 사라진 '위험한 올림픽' [도쿄올림픽 D-2]
일본 도쿄 하루미지역에 위치한 도쿄 올림픽 선수촌 입구. 뉴스1
사람도 기업도 '손절'… 축제 사라진 '위험한 올림픽' [도쿄올림픽 D-2]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2020의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개회 선언을 할 예정이다. 로이터 뉴스1

■'축하' 사라진 개회선언

도쿄올림픽 패럴림픽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은 개막식 당일 개회선언 문구에서 '축하'라는 단어를 뺄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1964년 도쿄올림픽 당시 나루히토 일왕의 조부인 히로히토 일왕은 개회 선언 당시 "나는 제18회 근대올림피아드를 '축하하며', 이에 올림픽 도쿄대회의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했다. 인명을 위협하는 코로나의 대유행 국면에서 개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축하 문구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각국 역시 축하 사절단의 급을 낮추거나 불참을 통보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일하는 정상급 인사는 채 20명도 안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때(약 80명)의 4분의 1 수준,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때(40명)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방일이 확정된 정상은 다음 하계 올림픽 개최도시(2024년)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정도다. 정상급 인사로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루브산남라이 오윤엘덴 몽골 총리,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 사무총장 정도다.
이로 인해 스가 총리의 올림픽 외교 일정이 미처 다 채워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까지 돈다.

일본 재계 역시 외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스미토모 화학 회장)을 필두로, 미무라 아키오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과 사쿠라다 겐고 경제동우회 대표가 개막식에 불참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