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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최재형·김동연까지…文정부는 어쩌다 野 대권주자들을 키웠나

尹에 최재형·김동연까지…文정부는 어쩌다 野 대권주자들을 키웠나
왼쪽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9개월을 앞둔 차기 대선 구도의 특징 중 하나는 현정부에서 고위 공직을 지냈거나 맡고 있는 이들이 야권의 대권주자로 여럿 호명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치와 공정' '경제정책 실패' 등 이른바 '반문'(反문재인) 상징성을 갖고 야권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정치참여 선언을 앞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은 최근 대변인의 전격 사임과 'X파일 논란' 등으로 겹악재를 만났지만 아직까지는 부동의 야권 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대안카드로 꼽히는 최 원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고, 김 전 부총리는 여전히 명확한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대권도전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모양새다.

◇대권도전 전에 스텝 꼬인 尹, 단숨에 지지율 5위 등장 최재형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0일)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전격 사퇴 사실을 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건강상의 이유'라고 부연했지만 임명 열흘 만에 돌연 사임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지난 18일 일었던 메시지 혼선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당을 기정사실화했으나 당일 오후 윤 전 총장은 이 전 대변인을 통해 "민생 탐방 후 신중하게 결론 낼 것"이라고 뒤집었다. '전언 정치'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던 시점에 아마추어 수준의 메시지 혼선을 빚은 셈이다.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윤 전 총장 관련 'X파일'은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하지만, X파일 논란은 윤 전 총장이 정치권에 본격 등판한 이후 스스로 넘어야 할 첫 검증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여전히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점은 분명하지만 이 과정이 성장통에 그칠지 안철수, 반기문처럼 반짝 인기에 그칠지는 전적으로 윤 전 총장의 개인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 피로감이 커진다면 자연스레 '플랜B'에 시선이 쏠릴 수 있다.

최 원장도 지난 3월 문재인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절차에 불법성이 있었다'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야권 대권주자로서 첫 주목을 받았었다.

특히 '법치' '공정' 등을 내세울 수 있는 주자로서 윤 전 총장과 공통점이 있어 야권에서는 최 원장을 두고 '윤석열 대체재'로서 몸값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권과 관련된 질문에 함구했던 최 원장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제 생각을 조만간 정리해서 밝히겠다. 여러 가지 사항을 숙고하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원장도 감사원장 사퇴 이후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마지막 결단만 남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원장의 이런 움직임 속에서 대권주자 적합도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27.2%),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3.0%), 정세균 전 국무총리(4.7%)에 이어 단숨에 5위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3.9%의 지지율로 지난주(39.1%)보다 5.2%포인트 하락했지만, 최 원장은 4.5%를 기록하며 5위로 이름을 올렸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권도전' 질문에 웃음으로 답한 김동연…사실상 출마 시동

또 다른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김 전 부총리도 윤 전 총장, 최 원장과 마찬가지로 현 정권과 각을 세우며 '잠룡'으로 분류된 인물이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부총리로 임명됐지만, '소득주도성장론'을 두고 장하성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립하며 끝내 사퇴했다.

김 전 부총리도 대선 출마에 줄곧 부인해 왔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사실상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전날(20일) 김 전 부총리는 그가 만든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 주최로 진행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순수한 의미의 봉사활동"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대권 도전을 준비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이거나, 적어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권에선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경제정책 실패가 부각되면 김 전 부총리의 몸값도 덩달아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 요직 중에 요직을 지낸 인물들이 국민의힘이 영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대권주자가 됐다"며 "기존 정치인이 아닌데도 인지도가 있고 국민의힘의 후보가 된다면 여권의 어느주자와도 겨뤄볼 만한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