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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다주택자 SH 사장, 야당판 내로남불 아닌가

[fn사설] 다주택자 SH 사장, 야당판 내로남불 아닌가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시정'이 난기류를 만났다. 서울시의회가 그가 지명한 김현아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후보자에 대해 28일 '부적격' 의견을 내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인 시의회는 이날 다주택 보유자인 후보자가 공공주택 공급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등의 지적을 담은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여당 측 입장이 다 맞진 않겠지만 최소한 김 후보자의 도덕성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형국이다.

민주당 측 시의원들은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관을 주로 문제 삼았다.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비판한 전력을 두고 서민주거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라고 몰아세운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해당 사업이 이미 서민 거주자들의 반발을 불렀다는 점에서 관점의 차이에 불과할 수 있다. 다만 김 후보자가 부동산을 4채나 보유 중이라는 점은 당사자나 소속당인 국민의힘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남편 명의를 포함해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 서초구 상가, 부산 금정구 아파트와 부산 중구 오피스텔 등의 보유 배경을 추궁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으며,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는 엉뚱한 해명으로 국민의 화만 돋웠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무주택 서민의 한숨이 깊어지는 시점에 공감능력 부족을 스스로 인증한 셈이다.

물론 시장경제하에서 다주택 보유나 임대사업이 죄악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시 공공주택 공급 책임자인 SH 사장에 다주택자를 앉히는 게 국민정서와 부합할 리 만무하다. 더욱이 문재인정부에 왜 '내로남불 정권'이란 낙인이 찍혔겠나. 집값을 잡는다며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등치시켰지만,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 다주택 보유 고위직들이 즐비했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29일 김 후보자가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고 했지만, 오 시장이 김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여선 곤란하다. 그럴 경우 시의회와의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두고두고 '야당판 내로남불' 사례로 회자될 게 뻔하다. 오세훈표 주거복지정책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라도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한 뒤 능력과 도덕성을 겸전한 적임자를 물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