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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망토’가 현실로…"메타물질 일상 활용 머지않았죠" [fn이사람]

포항공대 노준석 기계공학·화학공학과 교수
14년간 연구하며 200여 논문 발표
메타렌즈 개발 ‘일상화 가능성’ 입증
‘투명망토’가 현실로…"메타물질 일상 활용 머지않았죠" [fn이사람]
1990년대 말 유행했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푹 빠진 고교생이 있었다. 그는 게임 속 '다크 템플러'의 투명위장 기술을 보면서 '투명망토가 진짜로 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라고 상상했다.

그 고교생은 이후 투명망토를 만드는 메타물질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돼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한 연구개발에 푹 빠져 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사진)는 "메타물질 연구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카메라 메타렌즈를 대량생산해 낼 수 있는 기술개발까지 왔다"고 28일 말했다. 노 교수는 14년간 메타물질이라는 한 우물을 파면서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메타물질의 메타는 특이하고 무언가를 초월한다는 뜻으로, 기존 물질의 성질을 뛰어넘는 특이한 물질을 메타물질이라고 한다.

메타물질은 맨 처음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물질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투명망토를 만들기 위해서는 빛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꺾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물컵에 빨대를 꽂으면 꺾여 보이는 것은 물과 공기의 굴절률 차이 때문이다.

노 교수는 2007년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 고교생 때 막연하게 동경했던 투명망토 연구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UC버클리대학에서 투명망토를 만드는 메타물질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포항공과대 교수로 부임하고도 계속해서 메타물질을 연구했다.

노 교수는 파동으로 전달되는 빛을 자유자재로 꺾을 수 있다면 자외선과 적외선, 전파, 소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굴절렌즈와 홀로그램을 개발해 발표했다. 또 음향파나 지진파까지 인공으로 조절해 스텔스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라이다 센서를 메타물질로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다.

그럼 투명망토를 실제 만들 수 있을까. 그는 "이미 이론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고, 실험실상에서 메타물질로 투명망토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투명망토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정도로 만들려면 아직까지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물질은 일상생활에 사용할 날이 멀지 않았다. 노 교수는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1㎝ 두께의 적외선 굴절렌즈를 1만배나 얇은 1㎛로 만들었다. 이 기술은 카메라가 툭 튀어나오는 일명 '카툭튀' 없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올 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고려대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초박막 메타렌즈를 저렴하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해 발표했다.

이 렌즈는 기술성숙도 9단계 중 6~7단계까지 올라가 최종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노 교수는 "메타렌즈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으로 학교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이제 남은 단계는 기업이 진행해 제품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사람들이 사용하기까지 50여년이 걸린다며 "30년 후에는 메타물질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말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을 꿈꾼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